천주교 | 프란치스코 교황, 발도파 교회 신도들의 용서 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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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1 | 작성일 | 15-06-29 09: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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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교황, 이단에게 용서를 구하다프란치스코 교황, “기독교인들은 ‘형제애’로 통합돼”
‘성서 위에 올려진 촛불’은 발도파 교회의 상징으로 그 위의 문구 ‘LUX LUCET IN TENEBRIS’는 요한복음서(1:5)의 한 구절인 “빛이 어둠에 비치되 (어둠이 깨닫지 못하더라)”의 라틴어 번역이다. |
로마 가톨릭의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탈리아 북부 도시 토리노에 있는 발도파 복음주의 교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가톨릭 교회가 지난 역사 속에서 발도파 교회를 박해한 것에 대한 용서를 구했다고 가톨릭 헤럴드 등의 외신들이 보도했다.
가톨릭 수장으로서는 최초로 발도파 교회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역사 속에서 우리가 여러분들에게 보여 왔던 비기독교적이고 아주 비인간적이었던 태도와 행위에 대해 용서를 요청한다”면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우리를 용서해 달라”고 그 자리에 모인 발도파 교인들에게 거듭 용서를 구했다.
발도파는 프랑스 동부 도시 리옹의 부유한 상인 피터 발도가 1170년경 자신의 전 재산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주며 사도적 청빈의 신앙 생활을 시작한 것을 계기로 형성된 기독교계 신앙 공동체다. 발도파는 1215년에 로마 가톨릭 교회로부터 이단으로 정죄 받았고 이후 중세 시대 동안 유럽 전역에서 악마 숭배자로 몰려 죽임을 당하는 등의 가혹한 박해를 받았다.
이날 교황의 발언에 앞서 발도파 토리노 교회의 유지니오 베르나르디니 목사는 “무엇이 발도파 교회의 죄였나”라고 묻고는, “그것은 평신도들이 이끈 대중적인 복음 전도 운동이었기 때문이다”고 간접적으로 로마 가톨릭 교회의 역사적 오류를 지적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계 교회 운동을 통해 얻은 결실 가운데 하나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은 모든 기독교인들을 하나로 통합시키는 ‘형제애’다”면서, “이 ‘형제애’를 다시 발견함으로써 우리는 서로의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하나로 통합시키는 강력한 유대감에 대해 (주님께) 감사드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령의 열매인 교회 통합은 ‘획일성’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우리는 근원이 같은 형제지만 서로가 똑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가톨릭 교회와 발도파 교회 간에 차이점이 있음에도 우리가 함께 걷는다면 주님이 갈등에 앞서 친교 속에서 살도록 해 주실 것이다”고 두 교회 간의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을 기대했다.
한편 발도파 교회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용서 요구에 대해 토리노 교회 홈페이지를 통해 “간략하면서도 분명한 형제애의 표현이었지만 지난 800여 년 간의 높은 담을 허물기 충분했다”면서, “과거를 바꿀 수는 없겠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용기와 세심함을 갖고 올바로 말했다”고 평가했다.
발도파 신도들은 주로 이탈리아와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등지에 4만5천여 명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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