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 “조계종 염화미소법으로 선거제도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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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1 | 작성일 | 15-08-17 09: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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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등 스님, 선거제도 개선방안 ‘염화미소법’ 제안
10일 기자간담회서 발표…‘3인 후보자 중 종정이 추첨’
금권선거로 인해 종도와 국민의 신뢰가 상실되는 등 폐해가 심각한 것으로 비판받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제도를 개정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조계종 전 호계원장 법등 스님은 10일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총무원장 선거법 개정안인 ‘염화미소법’을 공식 제안했다.
이는 총무원장 후보로 등록한 스님들에 대해 엄격한 검증을 거친 뒤 선거인단의 투표를 통해 득표 순서대로 3인의 최종 후보자를 선정하고, 조계종 종정스님이 이들 중 1명을 추첨(염화미소)하는 방식이다.
염화미소는 ‘꽃을 집어 들고 웃음을 띠다’란 뜻으로, 말로 하지 않고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불교에서 이심전심의 뜻으로 쓰이는 말인데, 이는 깨달음은 말이나 글보다 진정한 마음으로 전해진다는 것.
법등 스님은 “후보자들에 대한 엄정한 검증 단계를 거쳐야 한다”며 “검증 과정에서는 후보자 본인의 동의 아래 종단 호법부와 사회기구에 신원 조회는 물론, 개인 사유 재산에 대한 조사도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제도 개선방안 제안을 위해 마련된 기자간담회 모습. |
현 총무원장 선거제도는 25개 교구본사에서 선출된 240명의 선거인단과 중앙종회 의원 81명 등 321명의 선거인단이 투표로 선출하는 방식이다.
이와 같은 현 선거제도에 대해 법등 스님은 “금권선거의 폐해가 극심해 종단의 대외적인 위상을 실추시키고 있는 만큼 반드시 하루빨리 개선돼야 한다”며 “염화미소선거법은 종단의 전통인 대중공의 방식과 민주화 방식의 장점만을 선택한 선거제도로 밀약이나 금권선거의 폐해를 막을 수 있는 선거제도다”고 강조했다.
또 “염화미소선거제도협의회를 구성해 선거인단 규모, 최종 후보자 수, 후보자 검증 방법 등 세부적인 방안들을 논의하고, 중앙종회에서 종헌과 선거법 개정을 통해 이를 현실화해야 할 것이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스님은 “염화미소법으로 선거제도가 개선될 경우 ‘금권선거 예방’, ‘종회 내 계파가 이익집단이 아닌 종책모임으로 발전’, ‘종권 거래 예방으로 소신 있는 종무행정 추진’, ‘투명하고 발전적인 종책 추진’, ‘탕평한 인사정책 추진’, ‘선거제도로 인한 밀약 예방’, ‘종단의 도덕적 신뢰 회복’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 참석한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중앙종회의장 성문 스님도 새로운 선거제도 개선 방안인 ‘염화미소법’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앞으로 이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자승 스님은 법등 스님의 제안에 대해 “승가공동체 본연의 모습으로 대표자를 선출하고 한국불교의 진면목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새로운 선거제도가 논의돼야 한다”며 “염화미소법 제안을 계기로 승가 전통이 존중되면서 합리적 제도가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종회의장 성문 스님은 “소수 권력이 총무원장 선출을 독점하던 것을 94년 종단 개혁 이후 간선제로 바꿨지만 계파와 금권 선거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며 “염화미소선거제도협의회 통해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지면 중앙종회에서 입법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중앙종회는 오는 9월 종회에서 이와 같은 선거제도 개선에 대한 논의를 거쳐, 이르면 11월 종회나 내년 3월 종회에서 관련 종헌과 선거법 개정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김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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