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 서울신대-장신대-튀빙겐대, 공동 국제학술대회 개최
페이지 정보
작성자 | 관리자1 | 작성일 | 15-09-07 17:54 |
---|
관련링크
본문
평화 ‘상대적 화해를 통해 이뤄진다’
세계 석학 몰트만 ‘한반도 통일’ 위해 조언…본회퍼 재조명
“평화는 적에 대한 승리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화해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한반도의 평화통일 역시 화해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
서울신학대학교(총장 유석성)와 장로회신학대학교(총장 김명용)·독일의 튀빙겐대학교(총장 베른트 엥글러)가 지난 4일 경기 부천시 서울신대 토마스홀에서 개최한 ‘평화와 기독교의 과제’라는 주제의 국제학술대회에서 기조강연한 세계적 석학 위르겐 몰트만 교수의 조언이다.
서울신대 몰트만(튀빙겐대 명예교수) 교수는 ‘테러시대의 평화와 저항’이라는 제목의 기조강연을 통해 독일의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가 남긴 평화의 메시지와 저항 정신에 대해 소개했다.
국제학술대회에 함께 자리한 (왼쪽부터)서울신대 위르겐 몰트만 석좌교수, 장신대 김명용 총장, 서울신대 유석성 총장의 모습. |
디트리히 본회퍼는 세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20세기 독일의 신학자로, 에큐메니컬 운동을 지지했으며, 1944년 아돌프 히틀러를 타도하려는 계획에 가담했다가 투옥돼 처형당했다. 그가 죽은 뒤인 1951년 출판된 ‘옥중 서간’은 그의 신념이 담긴 가장 심오한 글로 평가된다.
먼저 몰트만 교수는 히틀러가 총체적 권력을 장악한 1934년 덴마크 파뇌에서 열린 세계교회 친선연구회와 세계교회협의회가 공동 주최한 회의에서 발표한 디트리히 본회퍼의 연설 중 평화와 관련한 4가지 명제에 대해 말했다.
본회퍼가 제시한 4가지 명제의 평화메시지는 ‘안보를 향한 길 위에 평화는 없다’, ‘그리스도께서 세계 속에 계시기 때문에 평화는 있어야 한다’, ‘그리스도의 교회가 있기 때문에 평화가 있어야 한다’, ‘그리스도의 거룩한 교회의 위대한 에큐메니컬 공의회만이 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
이에 대해 몰트만 교수는 “국가 안보보다 평화를 추구해야 하고, 평화를 추구하면 안보가 자연스럽게 찾아온다는 점에서 오늘 우리의 세계에서도 타당하다”설명하면서 “그리스도로 인해 하나님의 평화가 이 세상에 왔고, 이 세계 속에서 하나님의 평화는 적에 대한 승리를 통한 것이 아니라 서로의 화해를 통해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또, “그리스도의 교회는 하나이기 때문에 자신의 민족과 조국, 인종의 한계를 넘어 다른 나라에 속한 그리스도인들과 함께 하나님의 평화의 말씀을 선포하고 전쟁을 반대해야 한다”며 “본회퍼는 이를 위해 나치 독재에 대한 교회의 저항 속에서 오직 그리스도만을 고백하는 교회를 세우는 일에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독교적 관점에서 정부의 불법적인 폭력 행사에 대한 저항은 합법적이다”며, “본회퍼의 ‘적극적 저항’에 대한 결단은 정치적 목적이 아닌, 나치의 인종주의 독재의 희생자들로 말미암아 유발된 것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본회퍼가 말한 평화는 행복한 ‘상태’가 아니라 폭력이 철폐되고, 정의로운 구조들이 건설되는 하나의 길이요 ‘과정’이다”며 “즉, 적대관계가 철폐되고, 국가 간 조약들을 통해 신뢰를 구축하는 과정이다”고 전했다.
몰트만 교수는 “예언자 이사야가 선포한 것처럼 평화는 사회와 국가가 ‘칼을 보습으로’ 바꾸는 창조적 변화이다”며 “과거 인류는 전쟁을 수행하고 증오하며 죽이는 것을 배워야 했지만 이제 우리는 갈등을 극복하고 평화를 세우는 것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화해는 죄책의 용서를 의미하고, 선으로 악을 극복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는 모든 피조물이 함께 나누는 새로운 생명의 시작을 의미한다”며 “우리가 희망하는 전쟁이 없는 세계를 위해 본회퍼가 말한 ‘화해를 통한 평화’는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그는 “한반도에서 남북한이 안보를 통해 이루고 있는 현 상황은 결코 평화가 아니라는 점과 결부된다”며 “적에 대한 승리가 아닌 화해로써 평화통일을 모색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밖에 서울신대 유석성 총장은 ‘기독교와 평화’라는 주제의 기조강연에서 “평화는 우리의 소망이자 삶의 조건이며, 예수님께서 전하신 복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화에는 ‘전쟁 없는 상태’를 뜻하는 ‘소극적 평화’와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정의가 행해져야 한다는 ‘적극적 평화’가 있는데 기독교의 평화개념은 소극적, 적극적 이 두 개의 평화개념을 연결시키면서 정의를 강조하는 것을 통해 적극적 평화개념을 우선시 하는 샬롬이다”고 밝혔다.
유 총장은 “평화를 만들고 실천하는 일 중 한민족에 가장 시급한 일이 한반도 통일이다”며 “이는 우리가 살 길이자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길이고, 하나님의 계명이자 피스메이커가 되라는 명령을 실천하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서울신대 토마스홀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 전경. |
이날 행사는 지난해 7월 독일 튀빙겐대에서 공동 학술대회를 개최한 이후 두 번째로 열린 국제학술대회로 튀빙겐대에서는 위르겐 캄프만 신학부 학장, 크리스토프 슈베벨 조직신학 교수, 롯 콘라드 실천신학 교수, 미하엘 틸리 신약학 교수 등이 참여했다.
한국에서는 장신대 김명용 총장과 신옥수 교수가 각각 개회사와 강연자로 참여했고, 서울경동교회 박종화 목사가 질의·응답 및 토론을 진행했다.
한편, 지난해 학술교류를 체결한 서울신대와 튀빙겐대는 형식적인 교류에 그치지 않고 매년 독일과 한국을 오가며 공동 학술대회를 열어 실질적인 학문적 교류와 소통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 대학은 향후 5년간 ‘화해·평화·통일’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현태 기자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