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 무진장 대종사 열반 2주기 추모 세미나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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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1 | 작성일 | 15-09-17 13: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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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한 무소유 삶 실천한 무진장 스님
법산스님, 무진장 사상 재조명…무진장 스님 2주기 추모세미나
동국대학교 선학과 명예교수 법산 스님은 지난 11일 “한국의 부루나 존자로 불리는 무진장 스님은 한국불교 포교의 초석을 다지며 참 진리를 가르쳐 준 참 비구였다”고 주장했다.
법산 스님은 대한불교조계종 조계사(주지 원명 스님)와 무진장불교문화연구원(원장 진관 스님)이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개최한 ‘무진장 대종사 열반 2주기 추모 세미나’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법산 스님이 ‘금강경과 무진장 스님의 불교사상’이라는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
‘금강경과 무진장 스님의 불교사상’이라는 주제로 발제에 나선 법산 스님은 먼저 무진장 스님에 대해 “청정 승가의 전통을 세워 조계종의 기틀을 닦은 동산 스님의 제자로 평생 포교와 교육에만 매진하며 제2, 제4대 조계종 포교원장을 지내는 등 대중포교의 아버지로 불렸다”고 소개했다.
또, “1971년부터 40년간 조계사에서만 지내면서 주지 소임은 맡지 않고 이유 없는 보시도 받지 않았다”며 “2007년 조계종 원로의원이자 가장 높은 법계(法階)인 ‘대종사’로 추대되고 2010년 조계사 회주로 추대됐지만 다른 감투는 맡은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무진장 스님은 서울 탑골공원에서 걸인들에게 매일 법문을 펼친 일화로 유명하다. 특히 스님의 청빈한 삶은 불교계 안팎에서 많은 존경을 받았는데, 사찰과 돈, 모자, 목도리, 내복, 장갑, 솜옷 등 일곱 가지가 없다고 해서 ‘7무(無) 스님’으로도 불렸다.
무소유와 나눔을 몸소 실천해 보인 무진장 스님. 스님의 이러한 삶에 대해 법산 스님은 “법문을 해 보시를 받으면 어려운 학자나 배고픈 중생들에게 나눠줬다”며 “그런 스님 덕분에 불교를 공부하고 싶었던 많은 학자들이 불교를 공부할 수 있었고, 배고픈 걸인들에게 진정한 설법과 함께 식사를 전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법산 스님은 “이처럼 참다운 청빈, 그 삶 자체가 두타행(속세의 번뇌를 끊고 청정하게 불도를 닦는 수행)이 아닐 수 없는 수행자였다”며 “이러한 무진장 스님의 불교사상은 한마디로 표현해 ‘금강경’에 나타난 ‘무소유’와 ‘전법’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불교의 모든 것을 놓아 버리고 모든 속박에서 해탈할 수 있는 길은 바로 ‘금강경’에서 찾을 수 있었기에 무진장 스님을 비롯해 역대 많은 선사들이 금강경을 소의(所依)해 전수해 왔다”며 “스님의 삶 전체가 바로 ‘금강경’의 사상을 실천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무진장 스님은 조계사에서 설한 ‘부처의 마음’이라는 법문에서 “우리가 진실로 인생을 복되게 살고자 한다면 아침저녁으로 10분씩 참선을 하고, 부처님의 경전을 독송해야 합니다. 불자라면 의무적으로 아침마다 ‘금강경’을 독송해야 할 것입니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처럼 무진장 스님은 ‘금강경’을 중요시했고, 진여본성을 찾아 복되게 사는 방법으로 ‘금강경’ 독송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금강경’에 대한 법문을 통해 참선(마음에 대한 깨침)할 것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법산 스님은 “무진장 스님이 설한 ‘금강경’ 설법이나 특강은 일반 대중이 쉽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단순히 ‘금강경’에 대한 이해가 목표가 아닌 모두가 그 도리를 깨닫게 하기 위함이었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항상 ‘무소유’와 ‘무집착’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배려했다”며 “이것이 무진장 스님께서 하신 ‘금강경’에 대한 법문의 큰 장점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무진장 스님은 참 진리를 가르쳐 주신 참 비구였다”며 “우리나라 설법 제일의 부루나 존자(학문과 덕행이 높은 부처의 제자를 높이는 말)로 칭송받음은 물론, 영원한 포교원장으로 살아 온 한국불교 포교의 초석을 다지신 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차차석 교수는 ‘혜명 무진장 대종사의 생애와 원력’이라는 주제의 발제에서 무진장 대종사가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장을 2대와 4대에 걸쳐 두 차례 역임한 것은 물론, 청중의 눈높이에 맞춰 대기설법을 한 업적 등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차 교수는 “무진장 대종사가 중생들이 신음하는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면서 감로법문을 펼쳐, 많은 이가 불법에 귀의할 수 있도록 인도했다”며 “출가자 급감과 재가불교단체 활동의 정체가 뚜렷한 작금의 조계종 현실을 고려할 때 제2, 제3의 무진장 대종사의 출현이 기다려질 따름이다”고 진언했다.
이밖에 위덕대학교 김경집 겸임교수가 ‘조계사의 지킴이 무진장 스님’, 동국대 역사교육학과 홍윤식 명예교수가 ‘현대한국불교의 전개와 무진장 스님’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앞선 개회식에선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추모사를 교육원장 현응 스님이 대독했고, 조계사 주지 원명 스님이 축사, 무진장불교문화연구원장 진관 스님이 인사말을 전했다.
무진장 대종사 열반 2주기 추모 세미나 전경. |
진관 스님은 “이번 세미나는 무진장 스님의 포교 원력을 재조명하고, 한국불교의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며 “이 자리를 통해 새로운 포교운동의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열반 2주기를 맞아 무진장 대종사 유품전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나무갤러리에서 17일까지 열린다. 유품전에는 대종사가 보관하고 있었던 경허 스님의 납의를 비롯해 붓과 벼루, 안경, 도장, 육필원고 등이 전시돼 있다.
김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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